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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문의 010-2856-2856 옥매트 전기매트 정보

천년(?) 묵은 거북이 향나무 바둑판



옥매트 수리하러 고객님 집을 방문 했는데 집에 들어 서자 마자 그윽한 향나무 냄새가 온 집안에 진하게 퍼져 있었습니다. 방안에 가득한 향내의 원인을 두고 불상을 모시나 굿을 하시거나 아님 어제 제사를 모셨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불상을 모시면 제단이 향 피우는 곳이 있을텐데 없는 걸 보니 불상은 모시지 않는 것 같고 또 어제 제사를 지냈다면 향내가 금방 없어 지지 이렇게 다음날까지 많이 날 수가 있나 참 의문이네 하고 속으로 생각만 하고 옥매트 수리를 계속 하고 있었습니다.

옥매트에 열판 깔고 재봉하는 동안 예열을 해서 정확한 온도 측정을 할려면 옥매트 위에 이불을 덮어 보온을 해야 하므로 할아버지께 이불을 가져 오시게 했습니다. 이불 가질러 작은 방을 여시는 순간 온 집안에 향내를 풍기는 원인 제공을 한 물건이 있었는데 나무로 제작된 나무 거북이가 있는게 아니겠어요? 옥매트 위에 이불을 덮어 예열을 시킨 다음 저는 평소에도 거북이를 좋아해서 쪼르르 작은 방으로 가서 할아버지께 구경 좀 해도 돼냐고 양해를 구하고 구경하고, 이렇게 사진도 찍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평범한 일반 나무로 제작된 제품이 아니고 비싼 향나무로 제작되어 옆에 갔더니 향내가 좀 많이 나는 것이였습니다.

또 그저 거북이 형상을 한 향나무 제품인 줄 알았더니 거북이 등을 들어 올리니 신기하게도 바둑을 둘 수 있게 바둑판이 되어 있었습니다.

작품 크기가 나무로 만든것 치고는 제법 커 보이고 무게도 나가 보여 재가 관심을 보였더니 그동안 말이 없으시고 점잖은 할아버지께서 갑자기 열변모드로 바뀌셔서 재가 잠시 당황했습니다^^. 

할아버지 말씀을 들어 보시겠습니다.

자고로 바둑을 둘때는 말이지 환경이 매우 중요허다구 봐. 적어도 이정도는 돼야 바둑 둘 맛이 나고 말이지. 이 그윽한 향나무 향내를 한번 맡아 보라구, 재질도 일반 향나무하고 확연히 틀리고 수령이 한 천년은...... 그건 그렇다 치고 향내를 맡으면서 바둑을 두면 말야! 이세상 누구도 부러울게 없고 말이야 뭐랄까 마치 신선이 된 기분! 왜  그런거 있잖아?
기사님도 남자니까 내 이런 기분 알지?

할아버지께서 그말씀 채 끝나시기가 무섭게 할머니께서 염장을 지르시는 한 말씀이 있으셨습니다. 

기사님! 처음 들어 올때 향내 안나던가? 자주 오던 사람들은 향내 때문에 내가 갑자기 신이 내려 무당집 차린 줄 알고 오해를 하고 처음 온 사람들은 절간이나 무당집인 줄 알어^^. 저 영감 바둑 안둬. 바둑 둘 상대가 있어 바둑을 두지. 당채 바둑 두는 걸 못 봤거든. 명절때나 손주들이 와서 거북이 등위에서 무등타고 놀아! 손주들 다칠까봐 불안해 죽겠어. 놀다가 있잖아 싫증나면 알까기나 하고 지금은 처치 곤란이라 작은방에 갔다 놨어. 필요한 사람 있으면 누구 줘 버렸으면 좋겠어

할머니께서는 지금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향나무 거북이 바둑판때문에 안 좋은 사연이 있으신지 내내 못마땅 하신 표정이셨습니다.


어허! 감히 누굴 주다니, 저거 봐! 말하는 폼새하고는... 저렇게 뭘 모른다니까! 왜? 자기가 안봐서 그러지 가끔 친구들 데려다가 두고 그러는데 뭘. 여기서 바둑 한번 두고 싶어 하는 야들 줄서 있어 이거 왜 이래.기사님! 시간이 되나? 몰러 바둑 둘 줄 알면 바둑 한판 어때?

저는 이 정도의 작품이면 우선 구입한 가격이 매우 궁금해서

죄송합니다 저는 바둑 못 둡니다.
근데 굉장히 보기 드문 작품 같은데 구입 하실때 비싸게 주셨을 것 같은데요?

이때 할머니는 부엌에서 하던 일을 멈추시고 할아버지께서는 진짜 물건 제대로 알아본다고 감격해 하시면서

와! 기사님 물건 볼 줄 아시네. 지금이니까 이렇게 웃으면서 하는 얘기지만 이 작품 손에 넣으려고 얼마나 내 애간장을 태웠는지, 내 손에 넣기까지 진짜 힘들고 어렵게 구했거든, 속 사정을 모르면 말 허덜 말어. 그때 절박했던 심정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몰러. 값으로 따지자면 한 ~


이때 할머니께서 밥푸다 마시고 주걱 들고 할아버지 앞으로 오셔서 그 다음 얘기를 벼루고 있듯이 듣고 있는데 할아버지께서 아차 싶었는지 말문을 급히 닫으셨어요^^

할머니께서는 매우 침착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계속하세요. 저는 그다음 내용을 듣고 싶어요

지금 할아버지 얼굴은 사색이 되셨습니다. 살짝 신체가 떨리시기도 하시고요^^
아니 그게 아니라, 내 말은 좀 구하기 힘들고 값나가는 비싼 제품이란 뜻이지. 뭘 그리 깊이 파고 드나. 이렇게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품위 떨어지게 값으로 논한다는 건 좀 그렇지 않어? 그건 이 예술 작품에 대한 크나큰 모독이지 안그래?  기사님도 그렇게 생각지 않나? 어떻게 생각혀?

재차 할머니께서는 매우 침착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계속하세요

할아버지께서는 아무래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안되겠는지 이 궁지에서 탈출 할 돌파구 찾으십니다^^.
기사님 일 아직 안 끝난나? 일 끝났으면 어여 가봐. 날씨도 추운데 옥매트 고치느랴 욕 봔네. 친구하고 약속이 있는데 깜박했구먼. 나도 나가 봐야 건네   

아마 재가 짐작컨데 잠깐 할아버지께 지름신이 강림하셔서 거금을 들여 할머니 허락도 안 받고 지르셨거나 아님 제품에 비해 너무 고가에 바가지를 쓰셨거나 아님 사업하시다 받을 돈 대신 제품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떠안았거나 그중에 한 내용인것 같습니다. 아무튼 할머니 할아버지 집안에 이 향나무 바둑판에 대한 법상치 않는 사연이 있는것 같은데 신기한 물건 구경 한번 잘 한 것 같습니다. 

긴 글 읽느라 수고 하셨는데 자! 이제부터 할아버지가 그토록 애지중지(?)하시고 천년(?) 정도 묵었다고 주장하시는 향내가 나는 향나무 거북이 바둑판 감상 한번 해 보시죠^^ 뽀나스 정보 : 향내가 죽임니다.

수리맨의 궁금사항 : 이정도 크기의 작품을 만들려면 얼마나 큰 아름드리 향나무가 필요 한가요? 
                            혹시 나무 공예하는 전문가 분 답변 부탁드려요^^ 실지로 이렇게 큰 향나무가 있나요?



오늘 하루만이라도 그윽한 향나무 향에 묻혀서, 향나무 거북이 바둑판에서 바둑 한판 두시면서, 복잡한 인생사 잠시 접어 두고 신선이 되어 상상의 나래를 한번 펴 보시길 바랍니다.

뽀나스 : 새끼 거부기